국내 여자골프 최고 권위의 내셔널 타이틀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임희정 선수가 대회 최소타 신기록을 작성하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지난 4월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을 딛고 두 달 만에 일궈낸 시즌 첫 우승이자 KLPGA 투어 통산 5승째입니다.

임희정은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CC에서 열린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최종일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2위 권서연을 6타차로 따돌렸습니다.

지난해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우승 이후 11개월 만에 우승이고, 2019년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 이후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입니다.

임희정이 기록한 19언더파 269타는 한국여자오픈 최소타 우승 신기록으로 전날 54홀 최소타(200타) 기록 경신에 이어 이틀 연속 신기록을 작성했습니다.

종전 최소타 우승기록은 2018년 오지현과 지난해 박민지가 남긴 17언더파 271타였습니다.

우승 상금 3억 원을 받은 임희정은 단숨에 상금랭킹 2위(4억619만 원)로 올라섰습니다.

지난 4월 교통사고를 당해 어려움을 겪었던 임희정은 사고 이후 6개 대회에 출전해 한번은 기권, 한번은 컷 탈락했고 10위 이내 입상은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3위 한 번뿐이었습니다.

근육이 빨리 뭉치는 등 사고 후유증이 여전한 임희정은 "몸 컨디션은 썩 좋지 않지만, 이번 대회만 견디자"며 투혼을 발휘한 끝에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화려하게 정상에 오르며 간판스타의 위상을 재확인했습니다.

6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임희정은 1번 홀(파5)과 2번 홀(파4) 연속 버디로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습니다.

디페딩 챔피언 박민지가 버디행진을 펼치며 맹렬히 추격에 나섰지만 임희정은 7번(파5)홀과 11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6타 차이를 지켰습니다.

임희정이 15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하고 박민지가 16번 홀(파5)에서 박민지가 버디를 잡아내 4타 차로 좁아진 게 가장 적은 타수 차였습니다.

임희정은 경기 후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긴장을 안 하려 했는데 (박)민지 언니가 워낙 공격적으로 쫓아와서 긴장을 안 할 수 없었다"면서도 "머릿 속에 20언더파를 목표로 설정해 그것만 생각하고 쳤는데 1타가 부족했다"고 말했습니다.

임희정은 "나흘 동안 코스에 나와 응원해준 어머니와 팬 카페 회원들, 그리고 후원사 회장님께 감사드린다"는 인사와 함께 "개인 커리어에 2주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싶다"며 24일 시작하는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도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욕심을 내비쳤습니다.

신인 권서연은 4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로 박민지를 막판에 밀어내고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위에 이어 이번 시즌 두 번째 준우승입니다.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는 2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챔피언조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로 임희정을 추격하던 박민지는 17번 홀(파3) 더블보기, 18번 홀(파4) 보기 등 마지막 2개 홀에서 3타를 잃어 단독 2위 자리를 권서연에게 내줬습니다.

7천500만 원의 상금을 보탠 박민지는 상금랭킹 1위를 지켰습니다.

김수지와 이가영, 김희준이 나란히 11언더파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서어진은 오늘 11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해 이번 대회에서만 5번째 홀인원으로 한국여자오픈 사상 최다 홀인원 기록이 새로 작성됐습니다. / 기사 제공 - SBS 김영성 기자